조슈아 트리국립공원부터, 킹스캐년, 세콰이아, 자이언, 브라이스, 그랜드캐년,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이르기까지.
미국에 온지 딱 6개월째인 나는 내가 갈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이 나라의 국립공원들을 섭렵하다시피 하고 있다. 그만큼 나는 자연이 좋다.
한국에서는 오만가지 일들에 치여서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다. 사람에 치였고, 일에 치였다. 하지만 이 나라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가족들과 알찬 시간(Quality time)을 보내는 것이다. 그것이 나를 위해 헌신해온 아내와 나를 가장으로 믿고 있는 자녀들에게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.
혹자는 내게 '환율도 엄청 올랐다면서 그렇게 돈이 많아?' 그렇게 물을 수도 있다. 물론 돈은 없다. 그야 말로 버는 대로 다 쓰는 '페이첵 투 첵'(Pay check to check) 신세다. 캘리포니아의 이른바 '미친 물가'를 견디기 버겁다. 하지만 이곳에 있는 동안 누릴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누리고 싶다는 생각이다.
영어도 영어지만, 아이들에게 광활한 자연환경을 보여줄 수 있다면, 아이들이 더 큰 세상을 바라보며 호연지기를 기를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히 돈의 가치를 환원할 수 없는 것이리라. 아이들이 훗날 이 시기를 생각하며 '아빠,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가 그때였어'라고 말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.
'캘리포니아의 4분의 1 크기. 나바호 자치국과 비슷한 크기인 한국에 살면서 그동안 왜 그렇게 여행을 다니지 않았을까'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한다. 그때는 우리 가족 4명 모두 여행보다는 스마트폰에만 매달려 살았던 것 같다.
이곳은 도시만 벗어나도 전화가 터지지 않는다. 회사와 집의 와이파이 지역만 벗어나도 인터넷이 잘 되지 않는다. 미국에 있는 몇년 간은 속세를 떠나 자연환경을 만끽하고 싶다. 2025년 을사년 새해에는 캠핑을 많이 해보려고 한다. 캠핑이 주는 묘미를 많이 누리고 싶다.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시고 하는 일 모두 번창하시길 기원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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