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삼라만상 쪼개기

LA에서 직접 목격한 산불

나는 어렸을 때부터 환경 오염에 대해서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. 

남들보다는 다소 예민했다고나 할까. '이렇게 많은 차들이 다니면 우리 지구는 어떻게 되는 거지?'라는 생각이 든 적도 많다. 

군복무를 했던 공군에서는 '이렇게 비행을 많이 하면 지구 온난화가 훨씬 심해지는 것 아닐까'라는 생각도 했다. 그런 생각하며 군대에서 제대한지 벌써 20년이 넘었다. 

 

하지만 그런 걱정과 우려만 했을 뿐 나는 적극적인 엑티비스트는 아니었다. 그저 남들보다 안타까운 마음만 갖고 있는 소극적인 사람에 불과했다. 

약 7~8년 전 국제이슈 관련 기사를 쓰면서 캘리포니아에서 자주 나는 산불을 다뤘다.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뭄이 길어지는 등 점점 더 산불이 많이 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. 

이곳 브런치에도 '마블 히어로도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다'는 내용의 글을 적기도 했다. 전세계 70억명 인구 모두 자신에게 최선이지만, 지구에는 최악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. 

 

그 기사를 쓴지 7~8년 만에 서부 최대 도시인 LA에 살게됐다. 

지난 수요일 아침 눈을 뜨니 마치 아포칼립스 영화를 보는 것만 같이 하늘이 온통 잿빛구름으로 덮혀 있었다. LA 근교의 부촌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라 캐냐다, 패서디나 등 여러곳에서 산불이 난 것이었다. 길은 온통 나무를 태우는 냄새로 가득했다. 

산불이 계속되면서 피해도 늘어 사망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. 현재 사망자가 24명에 달한다. 불에 탄 건물도 1만채를 훌쩍 넘어 1만2,000채에 달하고 있다. 날씨 데이터를 제공하는 민간기업 아큐웨더에 따르면 1,350억달러에서 1,500억달러 사이의 피해와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. 우리 돈으로 200조원이 넘는 돈이다. 

 

캘리포니아는 1년에 20~30%에 달하는 주택 보험료가 오른다.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대형 산불로 캘리포니아의 보험료가 더욱 폭등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. 사실 보험료가 올라갈 것은 삼척동자로 알 수 있는 부분이다. 이미 캘리포니아를 떠난 보험사들의 엑소더스가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. 

 

 

문제는 다시 집을 짓고 재건을 하고 난 뒤다. 가뭄과 사막화, 산불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. LA에 온지 지난 7개월이 지났지만 제대로 된 비(강우)는 한 번도 못 본 것 같다. 너무 마른 공기에 코를 풀면 피가 묻어 나오기 일쑤다.  

 

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비단 캘리포니아, LA에서만 발생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. 대한민국은 지난 여름, 이미 전례가 없는 폭염을 경험한 바 있다. 모두 지구 온난화 때문이다. 과연 30~40년 후에 지구는 어떤 모습을 띄게 될까. 두려움이 커지는 요즘이다.